동물실험계획서는 실험 설계 문서가 아니라 승인 신청서입니다. 심의위원이 확인하는 것은 실험이 얼마나 정교한가가 아니라, 이 실험이 동물을 쓸 수밖에 없는가, 최소 개체로 설계되었는가, 고통을 줄이는 조치가 구체적인가입니다. 이 세 가지가 3R이고, 계획서의 뼈대이기도 합니다.

1단계: 내 기관에 어떤 위원회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여기서부터 틀리는 대학원생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동물실험을 규율하는 법률은 두 개이고, 각각 다른 부처 소관에 다른 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 구분 | 「동물보호법」 |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
|---|---|---|
| 위원회 명칭 | 동물실험윤리위원회 | 실험동물운영위원회 |
| 영문 약칭 | 둘 다 IACUC로 부릅니다 — 그래서 혼동이 생깁니다 | |
| 주요 조항 | 제4장 동물실험의 관리 등(제47조~제58조) | 제7조 실험동물운영위원회 설치, 제8조 동물실험시설 등록, 제9조 실험동물의 사용 |
| 소관 |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 식품의약품안전처 |
핵심은 이것입니다. 두 법률의 적용을 모두 받는 기관은 두 위원회를 각각 설치·운영해야 합니다. 따라서 같은 대학 안에서도 어느 시설에서 실험하느냐에 따라 제출처와 서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도교수가 예전에 쓰던 서식을 그대로 받아 쓰다가 접수 단계에서 반려되는 일이 여기서 나옵니다. 두 부처가 공동으로 펴낸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 표준운영가이드라인」이 공통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니, 기관 서식과 함께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라면 위원회가 완전히 다릅니다. 설문·면담·인체유래물 연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소관이며, 절차는 IRB 생명윤리위원회 심의 완전 가이드에 별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동물과 사람을 함께 다루는 연구는 두 심의를 모두 받아야 합니다.
2단계: 승인 전에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다
가장 흔하고 가장 회복하기 어려운 실수는 예비실험을 먼저 하고 나중에 계획서를 내는 것입니다. 승인 이전에 수행한 동물실험은 사후에 정당화되지 않고, 그 데이터는 학위논문에서도 학술지에서도 쓸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일정이 급하더라도 순서를 바꿔서는 안 됩니다.
역으로, 심의 기간을 일정에 미리 넣어 두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신청 마감일과 정기 회의일이 기관마다 정해져 있으므로, 학기 시작 시점에 한 해 회의 일정을 확인하고 자료 수집 시작일을 거기에 맞춰 잡으십시오.
3단계: 동물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쓴다 (Replacement)
3R의 첫 번째 항목은 대체입니다. 계획서에는 비동물 대안을 검토했고 왜 불충분했는지가 있어야 합니다. “선행연구에서 동물모델을 사용했으므로”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세포주·오가노이드·전산 모델·기존 공개 데이터 재분석 등 검토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각각이 연구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이유를 한 줄씩 적는 방식이 심의에서 가장 잘 통합니다.
문헌 검색을 수행했다는 사실 자체도 기재 대상입니다. 어떤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떤 검색어로 언제 검색했는지를 적으면, 대안 검토가 형식적이지 않았음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4단계: 마릿수의 근거를 통계로 제시한다 (Reduction)
가장 많이 보완 요구를 받는 항목입니다. “군당 8마리”라고만 쓰면 거의 반드시 질문이 돌아옵니다. 필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산출 과정입니다.
- 선행연구 또는 예비 데이터에서 가져온 효과크기와 그 출처
- 설정한 유의수준과 검정력, 그리고 그 값을 택한 이유
- 사용한 검정 방법과 그에 대응하는 표본수 산출식 또는 소프트웨어
- 예상 탈락률·폐사율을 반영한 여유분과 그 근거
- 군 구성과 총 마릿수의 합계가 서식의 다른 표와 일치하는지
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자주 어긋납니다. 서식 앞부분의 총 마릿수와 뒷부분 실험군 표의 합이 다르면 내용과 무관하게 보완 대상이 됩니다. 제출 전 숫자만 따로 한 번 검산하십시오. 표본수 산출 자체가 막힌다면 표본 추출 방법 가이드의 설계 원리를 먼저 정리하고 오는 편이 빠릅니다.
5단계: 고통 등급과 완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쓴다 (Refinement)
고통 분류 등급을 적는 칸은 형식이 아닙니다. 등급에 따라 요구되는 조치와 심의 강도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시점과 수치가 있는 문장입니다.
- 마취·진통: 약물명, 용량, 투여 경로, 투여 시점. “적절한 마취를 시행한다”는 보완 대상입니다.
- 인도적 종료시점(humane endpoint): 체중 감소율, 활동성 저하, 특정 임상 징후 등 관찰 가능한 기준으로 명시합니다. “빈사 상태 시”는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 관찰 빈도: 하루 몇 회, 누가, 무엇을 기록하는지.
- 안락사: 방법과 확인 절차. 승인된 방법 중 무엇을 쓰는지 특정합니다.
실험 중 발생한 이상 소견과 조치는 연구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기록 체계를 아직 갖추지 않았다면 연구 노트 작성법의 기록 원칙을 실험동물 관찰일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6단계: 사람과 시설을 확인한다
계획서에 이름을 올리는 연구자는 기관이 요구하는 교육을 이수한 상태여야 합니다. 교육 이수증 유효기간이 만료된 채로 제출해 반려되는 경우가 꾸준히 있으므로, 공동연구자 전원의 이수 현황을 제출 전에 확인하십시오. 사육·관리를 담당하는 인력과 수의사의 관여 방식도 기재 대상입니다.

7단계: 승인 이후를 설계한다
승인은 종점이 아닙니다. 승인 범위를 벗어나는 변경 — 마릿수 증가, 종 변경, 새로운 처치 추가, 종료시점 조정 — 은 변경 심의 대상입니다. 실험을 진행하다 보면 거의 반드시 무언가가 바뀌므로, 변경 신청 절차와 소요 기간을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승인 유효기간과 연차 보고 의무도 기관 규정에서 확인해 두십시오.
논문 작성 단계에서는 계획서 내용이 그대로 연구방법 절에 들어갑니다. 승인번호, 승인 기관명, 사용 계통과 마릿수, 마취·안락사 방법을 논문에 기재하는 것이 국제 학술지의 일반적 요구사항이며, 국내 학위논문 심사에서도 같은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의학 계열이라면 의학 연구윤리와 헬싱키 선언의 보고 기준과 함께 보시고, 연구 전반의 진실성 기준은 연구 진실성 원칙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Tesify가 하지 않는 것
계획서 작성에 AI 도구를 쓰려는 분들이 많아 범위를 분명히 해 둡니다.
- 승인을 대신 받아 주지 않습니다. 서식의 문장을 다듬는 것과 심의를 통과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위원회가 보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 마릿수나 효과크기를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근거 없는 숫자는 심의에서 가장 빨리 드러나는 항목입니다. 출처 없는 수치를 채워 넣는 것은 위험합니다.
- 연구자의 책임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계획서에 서명하는 사람은 본인이고, 실험 중 판단도 본인이 합니다.
반대로 도움이 되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이미 정리한 설계 근거를 서식의 항목 구조에 맞춰 재배열하고, 비전문가 위원이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다듬는 작업입니다. Tesify로 연구계획 초안 구조 잡기에서 방법론 절의 뼈대를 만들어 두면 계획서와 논문 양쪽에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학부 졸업논문으로 동물실험을 하려는데 계획서를 내야 하나요?
학위 단계와 무관합니다. 동물실험시행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동물실험은 위원회 심의 대상이며, 학부생이 수행하는 경우 통상 지도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신청하고 학생은 연구원으로 등재됩니다. 학생 본인도 요구되는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와 실험동물운영위원회 중 어디에 내야 하나요?
기관이 어느 법률의 적용을 받는지에 따라 다르며, 두 법률 모두의 적용을 받는 기관은 두 위원회를 각각 운영합니다. 소속 기관의 동물실험 담당 부서에 어느 위원회 소관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해당 서식을 받으십시오. 서식이 다르므로 잘못 받으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합니다.
승인 전에 수행한 예비실험 데이터를 논문에 쓸 수 있나요?
쓸 수 없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승인 범위 밖에서 수행된 동물실험 데이터는 학술지 게재 단계에서 문제가 되며, 학위논문 심사에서도 지적 대상이 됩니다. 이미 수행했다면 숨기지 말고 기관 담당 부서에 상황을 알리고 처리 방법을 문의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마릿수를 나중에 늘려도 되나요?
승인 범위를 넘는 증가는 변경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심의 없이 늘린 개체로 얻은 데이터는 승인 밖 실험이 됩니다. 처음부터 탈락률을 반영한 여유분을 근거와 함께 신청해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사람과 동물을 함께 다루는 연구는 심의를 한 번만 받으면 되나요?
아닙니다. 인간 대상 부분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동물 부분은 동물실험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각각 받아야 합니다. 두 심의의 일정이 다르므로 연구 일정을 잡을 때 더 오래 걸리는 쪽을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