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디자인·패션 학위논문은 문장보다 이미지가 논지를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국내 대학원 작성지침은 도판 목록과 작품 캡션의 형식을 문장 인용만큼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그 결과 심사 직전에야 「그림 목차에 몇 번까지 넣어야 하나」, 「작가명은 원어로 쓰나 국문으로 쓰나」, 「전시 도록에서 가져온 이미지는 어떻게 표기하나」를 급하게 찾는 일이 반복된다. 이 글은 국내 미술·디자인·패션 전공 학위논문에서 실제로 쓰이는 도판 목록 구성법과 작품 캡션의 네 가지 정보,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와 자신이 촬영한 작품 사진을 구분해 표기하는 법까지 정리한다. 그림·표 출처 표기의 일반 규칙은 논문 그림·표 출처 표기법에, 창작물 자체의 저작권 문제는 졸업작품 표절과 저작권에 별도로 정리되어 있으니 캡션 형식은 이 글로, 저작권 판단은 그 글로 나눠서 본다.
도판 목록은 왜 따로 만들어야 하나
인문·사회계열 논문의 「표 목차」·「그림 목차」와 달리, 미술·디자인·패션 논문은 본문에 인용하는 작품 이미지가 수십 점을 넘기는 일이 흔해 도판 목록(List of Plates/Figures)을 국문 초록과 목차 사이, 혹은 본문 앞에 별도 장으로 둔다. 도판 목록에는 도판 번호, 작가명, 작품명, 제작 연도, 재료·기법, 크기, 소장처, 그리고 본문에서 언급된 쪽수를 한 줄로 정리한다. 이 목록이 있어야 심사위원이 본문을 읽다가 도판 3을 다시 찾을 때 몇 쪽으로 가야 할지 바로 알 수 있고, 표절 검토 단계에서도 인용 이미지의 출처가 한눈에 확인된다. 목록 작성은 본문 집필이 어느 정도 끝난 뒤 도판 번호를 순서대로 매기면서 마지막에 정리하는 것이 실수를 줄인다.
작품 캡션에 들어가는 네 가지 정보
국내 미술사·디자인학 학위논문에서 관행적으로 통용되는 캡션 형식은 다음 순서를 따른다. ① 작가명, ② 《작품명》, ③ 제작 연도, ④ 재료·기법과 크기(선택)다. 예를 들면 「김환기, 《우주》, 1971, 캔버스에 유채, 254×254cm」처럼 쓴다. 작품명은 홑화살괄호(《 》)나 낫표를 쓰는 것이 국문 논문의 관행이며, 영문 병기가 필요하면 괄호 안에 원어 제목을 함께 적는다. 디자인·패션 전공에서 컬렉션 작품을 다룬다면 브랜드명, 컬렉션명, 시즌(예: 2025 S/S)을 재료·기법 자리에 대신 넣는 것이 관행이다. 크기와 재료는 미술사 논문에서는 거의 필수지만, 디자인 논문에서 다수의 이미지를 비교표로 보여줄 때는 생략하고 캡션을 짧게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어디서 가져온 이미지인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
같은 작품이라도 이미지를 어디서 구했는지에 따라 캡션 아래 출처 줄이 달라진다. 직접 촬영한 경우는 「필자 촬영, 2026」처럼 적어 자신의 저작물임을 밝힌다. 전시 도록이나 화집에서 스캔한 경우는 「출처: 도록명(발행처, 연도), 쪽수」를 캡션 아래 별도 줄로 추가한다. 미술관·박물관 공식 웹사이트나 오픈 액세스 컬렉션에서 내려받은 경우는 기관명과 접속 URL, 접속일을 함께 적고, 그 기관이 재사용 조건(CC0, 퍼블릭 도메인 등)을 명시했다면 그 조건도 한 줄로 남긴다. 작가나 갤러리로부터 직접 사용 허락을 받은 경우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함」이라는 문구를 반드시 넣는다. 이 네 갈래를 섞어 쓰면서 어느 이미지가 어느 경로로 들어왔는지 구분하지 않는 것이 국내 미술·디자인 논문에서 가장 흔한 심사 지적 사항이다.
자신의 졸업작품·창작품을 도판으로 실을 때
실기 기반 논문(작품 연구, 졸업 작품집 형태)에서는 본인의 창작물이 도판의 다수를 차지한다. 이때는 작가명 자리에 「본인作」 또는 연구자 성명을 그대로 쓰고, 제작 연도와 재료·기법, 전시 이력(있다면)을 함께 밝힌다. 작품이 여러 점으로 구성된 연작이라면 「작품 1, 작품 2」처럼 일련번호를 매기고 도판 목록에서도 같은 번호 체계를 유지한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참고한 타 작가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하는 경우, 참고 작품에는 반드시 원작가 표기를 별도로 남겨 자신의 창작물과 혼동되지 않게 한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창작의 독자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앞서 다룬 참고와 도용의 경계 기준을 캡션 단계에서부터 적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자신의 창작물이라도 학위논문 제출 이후 저작권이 실제로 누구에게 남는지 궁금하다면 학위논문 저작권 FAQ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패션 논문에서 자주 나오는 특수 사례
패션 전공 논문은 도판의 출처가 더 다양하다. 런웨이 사진은 통신사나 포토 에이전시(예: 게티이미지, 예선 스타일닷컴 계열)에서 가져온 경우가 많아 저작권이 명확히 해당 에이전시에 있으므로, 학위논문의 비영리 교육 목적 인용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저해상도로 축소하고 출처를 상세히 밝힌다. 브랜드 룩북이나 광고 캠페인 이미지는 브랜드 홍보팀이나 공식 SNS에서 가져왔다면 출처에 브랜드명과 게시 채널, 게시일을 적는다. 패턴 도식화나 봉제 구조도처럼 연구자가 직접 제작한 도판은 「필자 작성」으로 표기하고, 특정 브랜드의 실제 패턴을 참고해 재구성했다면 그 사실을 캡션이 아니라 본문 각주에 밝히는 것이 관행이다. 원단이나 소재 샘플 사진처럼 저작권 이슈가 없는 실물 촬영물은 「필자 촬영」만으로 충분하다.

본문 인용과 도판 번호 연결하기
본문에서 작품을 언급할 때는 「(도판 3 참조)」 또는 「〈도 3〉」처럼 도판 번호를 괄호 안에 표시하고, 실제 이미지는 해당 문단 바로 뒤나 절이 끝나는 지점에 배치한다. 도판이 너무 많아 본문 흐름을 끊는다면, 본문에는 번호만 표시하고 이미지 전체는 부록으로 몰아 「부록 1」처럼 별도 도판집으로 묶는 방식도 국내 미술사 학위논문에서 널리 쓰인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본문의 번호와 도판 목록의 번호, 실제 이미지 아래 캡션의 번호 세 곳이 정확히 일치해야 하며, 이 번호가 어긋나는 것이 인쇄·제본 단계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사고다. 제출 전 마지막 점검에서 도판 번호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훑어보는 작업을 반드시 넣는다.
참고문헌 목록에는 이미지 출처를 또 어떻게 적나
캡션 아래의 짧은 출처 표기와 별개로, 도록이나 화집처럼 정식 출판물에서 가져온 이미지는 참고문헌 목록에도 그 출판물을 단행본 형식으로 등재해야 한다.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미지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자료 인용 형식을 따라 참고문헌에 등재한다. 즉 캡션 아래 줄은 「이 이미지를 어디서 봤는지」를 즉각 보여주는 축약 표기이고, 참고문헌 목록은 그 출처의 서지 정보를 완전한 형식으로 남기는 것으로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수집한 자료의 정식 인용 형식은 온라인·디지털 자료 인용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문 캡션을 병기해야 하는 경우
국제 학술지 투고나 영문 초록을 요구하는 대학원에서는 도판 캡션에 영문을 병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국문 캡션 아래 한 줄로 영문을 추가하되, 작가명은 로마자 표기(성-이름 또는 이름-성 중 학과 관행을 확인)로, 작품명은 이탤릭으로 표기하는 것이 국제 미술사학 관행이다. 국내 작가의 영문 표기가 이미 통용되는 표준 표기(예: 미술관 도록에서 쓰는 로마자 표기)가 있다면 그것을 따르고, 처음 표기하는 작가라면 국립국어원 로마자 표기법을 기준으로 삼는다. 외국 문헌과 작가명을 함께 다루는 논문이라면 외국어 문헌 참고문헌 표기법의 로마자 정렬 규칙을 캡션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표기가 흔들리지 않는다.
학회·학과마다 다른 캡션 순서
도판 캡션의 항목 순서는 학회지 투고 규정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미술사학회 계열 학술지는 「작가명, 《작품명》, 연도, 재료, 크기, 소장처」 순서를 쓰는 경우가 많고, 한국디자인학회나 한국패션디자인학회 계열은 재료·크기를 생략하고 「작가명(또는 브랜드명), 작품명(또는 컬렉션명), 연도, 출처」로 더 간결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 학위논문은 학회지 규정을 그대로 따를 의무는 없지만, 자기 학과의 최근 통과 논문 서너 편의 도판 캡션을 먼저 펼쳐 놓고 항목 순서와 구두점 사용을 확인한 뒤 논문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접근이다. 지도교수마다 소속 학회의 관행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캡션 형식을 정하기 전에 한 번 확인받는 편이 나중에 전체를 다시 고치는 수고를 던다.
온라인 컬렉션의 재사용 조건 표기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해외 미술관(메트로폴리탄미술관, 게티미술관 등)의 오픈 액세스 컬렉션에서 이미지를 내려받으면 대부분 CC0(퍼블릭 도메인)이나 CC BY 계열의 라이선스가 명시되어 있다. 이런 경우 출처 줄에 기관명과 함께 라이선스 종류를 그대로 옮겨 적어야 심사에서 저작권 확인이 끝난 이미지임이 바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공공 데이터, CC0」처럼 적는다. 반대로 라이선스 표기가 없는 기관 웹사이트의 이미지는 재사용 가능 여부가 불분명하므로, 기관에 별도로 문의하거나 저해상도 인용으로 최소화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런 이미지 사용 권한의 판단 기준은 인용된 문헌의 저작권 확인 절차와 원리가 같아, 웹 자료 인용에서 다루는 접속일·URL 표기 규칙을 캡션 출처 줄에도 함께 적용하면 놓치는 정보가 없다. 미술관마다 라이선스 정책 페이지의 위치와 용어가 달라, 처음 이용하는 기관이라면 「이용 안내」나 「Terms of Use」 페이지부터 확인하고 접속일을 함께 기록해 두는 습관을 들인다.
패션 룩북 캡션 실제 예시
패션 논문에서 브랜드 룩북 이미지를 인용한다면 캡션은 이런 형태가 된다. 「샤넬, 2025 F/W 컬렉션 룩 12, 2025, 출처: 샤넬 공식 홈페이지 컬렉션 아카이브(접속 2026.03.02.)」. 여기서 작품명 자리에 컬렉션명과 룩 번호가 들어가고, 재료·기법 자리는 생략하는 대신 출처 정보가 그 자리를 채운다. 여러 브랜드의 같은 시즌 룩을 나란히 비교하는 표라면, 캡션을 매번 길게 쓰는 대신 표 아래에 「모든 이미지 출처: 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접속 2026.03.02.」처럼 공통 출처를 한 번만 밝히고 개별 캡션은 브랜드명과 시즌만 남기는 방식도 국내 패션디자인 학위논문에서 쓰인다. 다만 이 축약 방식은 이미지마다 출처가 동일할 때만 쓸 수 있고, 하나라도 다른 경로에서 가져온 이미지가 섞이면 그 이미지만 별도로 완전한 출처를 표기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도판이 너무 많아 인쇄 매수가 걱정되면 어떻게 하나요?
대학원 대부분이 학위논문 인쇄본과 별도로 전자 파일 제출을 허용하거나 요구하므로, 고해상도 도판은 전자 파일에만 담고 인쇄본에는 저해상도로 축소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도판 번호와 캡션은 두 버전에서 동일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같은 작품을 본문에서 두 번 이상 언급하면 도판도 두 번 실어야 하나요?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실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등장한 도판 번호를 본문에서 다시 인용하면서 「(도판 3, 앞서 제시)」처럼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동 저작인 작품(콜라보레이션)은 작가명을 어떻게 쓰나요?
참여한 작가나 브랜드를 모두 병기하고 협업 관계를 캡션이나 각주에 밝힙니다. 예를 들어 「루이 비통 × 무라카미 다카시, 2003」처럼 가운데점이나 곱하기 기호로 연결해 협업임을 명시합니다.
영상·설치 작품처럼 정지 이미지로 옮기기 어려운 작품은 어떻게 캡션을 다나요?
영상 작품은 대표 스틸컷을 도판으로 싣고 캡션에 재생 시간과 상영 방식(단채널, 다채널)을 재료·기법 자리에 적습니다. 설치 작품은 전시 전경 사진과 세부 사진을 각각 별도 도판 번호로 나누고, 캡션에 설치 규모(가변 크기라면 「가변 설치」로 표기)와 전시 장소를 함께 적는 것이 관행입니다.
도판 파일 이름과 폴더 관리
도판이 수십 점을 넘어가면 파일 이름 규칙을 처음부터 정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어느 파일이 몇 번 도판인지 찾는 데 시간을 다 쓴다. 「도판번호_작가명_연도.jpg」처럼 파일명 자체에 도판 번호를 넣고, 원본 고해상도 파일과 논문에 삽입할 축소본을 별도 폴더로 나눠 보관한다. 출처 정보(촬영·도록·기관·허락)는 파일명이 아니라 별도의 엑셀 시트에 도판 번호별로 한 행씩 정리해 두면, 나중에 도판 목록과 참고문헌을 작성할 때 이 시트 하나만 보고 옮겨 적을 수 있다. 심사 후 인쇄 전 최종 점검에서도 이 시트가 곧 체크리스트 역할을 한다.
흔한 실수
- 도판 번호를 장마다 새로 매긴다 — 1장의 도판 1과 2장의 도판 1이 겹치면 도판 목록에서 혼란이 생긴다. 논문 전체에 걸쳐 일련번호를 이어 매기는 것이 안전하다.
- 출처 표기 없이 이미지를 붙여 넣는다 — 인터넷에서 검색해 가져온 이미지를 출처 없이 쓰는 경우가 가장 흔한 지적 사항이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기억나지 않는 이미지는 애초에 쓰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 본인 작품과 참고 작품의 표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 나란히 배치된 두 이미지 중 어느 것이 본인 창작물인지 캡션만 보고는 알 수 없게 쓰는 경우가 실기 논문에서 자주 나온다.
- 해상도가 낮아 심사에서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 저작권을 의식해 지나치게 축소하면 정작 논지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인용 목적에 필요한 최소 해상도는 유지한다.
정리
미술·디자인·패션 논문의 도판은 이미지 자체가 논거이므로, 도판 목록의 일관된 번호 체계와 캡션의 네 가지 정보, 그리고 이미지를 구한 경로에 따라 달라지는 출처 표기 세 가지가 갖춰져야 심사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 할 일은 지금까지 모은 도판 이미지를 한 폴더에 모아 놓고 각 이미지 옆에 촬영·도록·기관·허락 중 어느 경로로 구했는지 메모를 남기는 것이다. 이 메모 하나가 나중에 캡션과 도판 목록을 채우는 시간을 크게 줄여 준다.
참고문헌 목록에 등재할 도록·화집·전시 자료가 많다면 Tesify 참고문헌 생성기 같은 도구로 서지 정보를 모아 두는 것도 캡션 아래 출처 줄과 참고문헌 목록을 오갈 때 정보가 어긋나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