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논문의 연구참여자 동의서는 일반 설문조사 동의서와 다릅니다. 내담자의 심리적 취약성, 상담 관계의 특수성, 그리고 비밀보장의 예외 상황(자타해 위험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의서에는 ①연구 목적과 절차 ②비밀보장의 범위와 예외 ③참여 철회 권리 ④상담 관계와 연구자 역할의 구분 ⑤자료 보관·파기 계획, 이 다섯 항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 글은 각 항목을 왜,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상담자가 곧 연구자인 이중관계 상황과, 위기 신호가 나타났을 때의 대응 절차까지 실전 예시 문장과 함께 다룹니다. 동의서 작성이 처음인 대학원생도 그대로 따라 쓸 수 있도록 문장 단위 예시를 최대한 많이 담았습니다.
왜 심리상담 논문의 동의서가 특별히 까다로운가
일반 설문조사는 응답자가 특정 정보를 제공하고 끝나지만, 상담 관련 연구는 참여자가 정서적으로 민감한 경험(트라우마, 우울, 관계 갈등 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 자체가 참여자에게 예상치 못한 정서적 부담을 줄 수 있고, 그 부담이 연구 종료 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연구자가 미리 인식하고 절차에 반영해야 합니다. 게다가 상담자가 동시에 연구자인 경우, 참여자가 “상담을 잘 받으려면 연구에도 협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어 자발적 동의의 진정성이 문제가 됩니다. 심리학 논문 작성법에서도 척도 사용 허락과 공통방법편의 대응을 다루지만, 동의서와 비밀보장 절차는 별도로 꼼꼼히 설계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동의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다섯 항목
- 연구 목적과 절차: 무엇을 위한 연구인지, 참여자가 무엇을 하게 되는지(설문, 인터뷰, 검사 등)를 전문용어 없이 평이한 문장으로 설명.
- 비밀보장의 범위와 예외: 원칙적으로 비밀이 보장되지만,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확인되는 경우 등 법적·윤리적으로 예외가 되는 상황을 명시.
- 참여 철회 권리: 언제든 불이익 없이 철회할 수 있으며, 특히 상담 중인 내담자가 참여자인 경우 철회가 상담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기재.
- 상담 관계와 연구자 역할의 구분: 상담자가 연구자를 겸하는 경우, 상담 회기 중 얻은 정보와 연구 목적으로 수집하는 정보를 어떻게 구분해 다루는지 설명.
- 자료 보관·파기 계획: 녹음·녹취록·설문 응답을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고 언제 파기하는지 구체적 기간과 방법을 명시.
비밀보장 예외 조항: 어떻게 문장으로 쓰는가
비밀보장 예외는 막연히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라고만 쓰면 참여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래는 설명을 위한 예시 문장입니다.
나쁜 예: “수집된 정보는 비밀이 보장되나 법령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좋은 예: “귀하 또는 타인에게 즉각적인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는 경우, 관련 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 경찰 등)에 알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 귀하가 제공한 정보는 연구 목적 외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상담 담당자를 포함한 제3자에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좋은 예는 “언제, 누구에게, 무엇을” 공개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해 참여자가 정확히 무엇에 동의하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예외 조항을 지나치게 넓게 쓰면(“연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 참여자의 신뢰를 해치고 심의에서도 반려 사유가 되므로, 예외는 법률상 요구되거나 명백한 위해 가능성이 확인된 경우로 좁혀 서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담자-연구자 이중관계, 동의서에서 어떻게 다루나
지도교수의 임상 실습생이나 현직 상담자가 자신의 내담자를 연구참여자로 모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동의서에는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추가해야 합니다.
- 연구 참여 여부가 상담의 질이나 지속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명시적 문구.
- 연구자 겸 상담자가 참여자의 자료에 접근하는 방식(예: 상담 종결 후에만 자료 분석에 접근, 또는 제3의 연구보조원이 익명화 처리 후 전달)을 구체적으로 설명.
이 이중관계 문제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는 방법론 장에서도 별도로 서술해야 심사에서 “이해상충을 인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리 답할 수 있습니다. 지도교수나 학과 차원에서 이중관계 관리 지침을 이미 마련해 둔 경우도 있으므로, 동의서 초안을 쓰기 전에 학과 사무실이나 상담센터 운영 규정을 먼저 확인해 두면 불필요한 재작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IRB 심의 단계에서 자주 반려되는 이유
심리상담 관련 연구계획서가 생명윤리위원회 심의에서 반려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위기 상황 대응 절차 미비”입니다. 참여자가 설문이나 인터뷰 중 심각한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자살 위험 신호를 보일 때 연구자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사전에 문서화해야 합니다. 위기 대응 절차와 심의 유형(면제·신속·정규) 구분이 처음이라면 IRB(생명윤리위원회) 심의 완전 가이드를 먼저 확인하고, 심리상담 특유의 위기 대응 조항을 동의서와 연구계획서 양쪽에 일관되게 반영해야 합니다.
위기 대응 조항 예시
동의서 또는 별첨 문서에 다음과 같은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시 문장: “연구 참여 중 심리적으로 힘든 감정을 느끼실 경우 언제든 참여를 중단하실 수 있으며, 필요시 정신건강 지원 기관(예: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의 연락처를 안내해 드립니다.”
이런 조항은 형식적 문구가 아니라 실제로 연구자가 위기 상황 발생 시 무엇을 할지 사전에 계획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므로, 반드시 실제 실행 가능한 절차(연락할 기관, 안내 방법)와 함께 작성해야 합니다.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도 이 조항을 생략하면 안 되며, 설문 종료 화면이나 감사 인사 페이지에 위기 상담 연락처를 상시 노출하는 방식으로 대면 연구와 동일한 수준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동의서와 연구계획서의 일관성이 왜 중요한가
IRB 심의에서 자주 지적되는 또 다른 문제는 “연구계획서에는 A라고 적혀 있는데 동의서에는 B라고 적혀 있는” 불일치입니다. 예를 들어 연구계획서 방법론 장에는 “녹음 자료는 전사 후 즉시 삭제한다”고 썼는데, 동의서에는 “녹음 파일은 논문 심사 종료 후 삭제한다”고 다르게 쓰여 있으면 심사위원이 어느 쪽이 실제 절차인지 묻게 됩니다. 동의서를 최종본으로 확정하기 전에 연구계획서의 자료 수집·보관·파기 관련 문장과 나란히 놓고 문구를 대조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특히 자료 보관 기간, 파기 방법, 비밀보장 예외 조건 세 가지는 두 문서에서 토씨 하나까지 일치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여자 보상(사례비)과 비밀보장의 충돌
사례비를 지급하려면 참여자의 서명이나 계좌 정보 등 신원 정보가 필요한데, 이는 “익명성 보장”과 구조적으로 충돌합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구체적 절차와 회계 요건은 연구참여자 사례비 지급 윤리에서 다루는 원칙을 참고하면, 동의서에 “사례비 지급을 위해 최소한의 신원 정보만 별도로 분리 보관한다”는 문구를 어떻게 넣을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성년자·취약계층 참여자가 포함된 경우
심리상담 연구는 미성년 내담자나 정신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본인 동의뿐 아니라 법정대리인 동의가 별도로 필요하며, 본인에게는 나이와 이해 수준에 맞춘 승낙(assent)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법정대리인 동의와 본인 승낙 절차의 구체적 서식과 실무는 미성년자·취약계층 연구참여 동의 절차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여자 구성에 미성년자나 취약계층이 포함된다면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의서 다섯 항목을 표로 정리하면
다섯 항목이 실제 동의서에서 어떤 문구로 구현되는지 표로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 항목 | 핵심 질문 | 흔히 빠뜨리는 부분 |
|---|---|---|
| 연구 목적과 절차 | 참여자가 무엇을 하게 되는가 | 소요 시간, 구체적 활동 내용 |
| 비밀보장과 예외 | 언제, 누구에게 공개될 수 있는가 | 예외 상황의 구체적 조건 |
| 철회 권리 |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가 | 철회가 상담 관계에 영향 없음을 명시 |
| 이중관계 관리 | 상담자와 연구자 역할이 어떻게 구분되는가 | 자료 접근 시점·주체의 구체적 절차 |
| 자료 보관·파기 | 언제까지, 어떻게 보관·폐기하는가 | 구체적 기간과 폐기 방법 |
이 표를 동의서 작성 전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면, 다섯 항목 중 어느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초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연구 유형별로 달라지는 동의서 강조점
심리상담 관련 연구라도 유형에 따라 동의서에서 강조해야 할 부분이 다릅니다.
- 설문조사형 연구: 응답 도중 불편한 문항은 건너뛸 수 있다는 점과, 설문 종료 화면에 위기 상담 연락처를 배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인터뷰·질적연구: 녹음 여부에 대한 별도 동의, 인터뷰 중 언제든 중단하거나 특정 질문을 건너뛸 수 있다는 점을 구두로도 다시 안내하는 절차가 중요합니다.
- 상담 축어록 활용 연구: 상담 진행 자체에 대한 동의와 축어록을 연구 자료로 쓰는 것에 대한 동의가 별개라는 점, 그리고 상담 종결 후에만 자료에 접근한다는 절차가 핵심입니다.
- 실험·중재 연구: 중재로 인해 예상되는 심리적 반응(예: 노출 기반 개입에서의 일시적 불안 증가)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합니다.
비밀보장 조항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 비밀보장의 예외 상황이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 상황과 절차로 서술되어 있는가.
- 상담자-연구자 이중관계가 있다면 그 관리 방안이 동의서와 방법론 장 모두에 일관되게 기술되어 있는가.
- 위기 대응 절차(연락 기관, 안내 방법)가 실제로 실행 가능한 형태로 명시되어 있는가.
- 사례비 지급을 위한 신원 정보와 연구 자료가 물리적·전산적으로 분리 보관되는가.
- 미성년자·취약계층이 포함된다면 법정대리인 동의와 본인 승낙 절차가 모두 준비되어 있는가.
가상 사례로 전체 절차 따라가 보기
대학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자가 자신이 상담한 대학생 내담자를 대상으로 “집단상담 참여가 대인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들겠습니다.
먼저 이중관계 문제부터 확인합니다. 상담자가 곧 연구자이므로, 참여 여부가 상담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문구를 동의서 맨 앞에 배치하고, 실제 자료 분석은 상담이 모두 종결된 뒤 제3의 연구보조원이 익명화한 자료로만 진행하도록 설계합니다. 다음으로 비밀보장 예외 조항을 씁니다. “대인관계 만족도”라는 주제 특성상 자타해 위험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응답 중 위기 신호가 발견되면 상담센터 위기대응팀에 연계한다는 절차를 명시합니다. 자료 보관은 설문 응답을 코드화하여 3년간 보관 후 파기하고, 원본 명단은 사례비 지급이 끝나는 즉시 파기하는 것으로 계획합니다.
이 예시에서 보듯, 다섯 항목은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라 연구 하나하나의 구체적 설계 결정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의 연구를 이 가상 사례에 대입해 각 항목을 한 문장씩 채워보는 연습이 실제 동의서 작성보다 앞서 이루어지면 훨씬 수월합니다.
AI로 동의서 초안 잡을 때 주의할 점
동의서 문구 자체는 AI로 초안을 잡고 다듬을 수 있지만, 위기 대응 연락처나 기관명은 반드시 최신 정보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AI가 생성한 연락처나 기관명이 실제와 다르면 참여자를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곳으로 안내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Tesify로 동의서의 다섯 항목 구조를 먼저 잡은 뒤, 위기 대응 연락처 등 사실 정보만큼은 소속 기관 상담센터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직접 문의해 확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하는 심리상담 관련 연구도 위기 대응 조항이 필요한가요?
A. 예, 필요합니다. 대면이 아니더라도 우울·불안 척도 등 민감한 문항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동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온라인 설문 도입부나 종료 화면에 위기 상담 연락처를 안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Q. 상담 축어록(녹취록)을 연구 자료로 쓸 때 별도 동의가 또 필요한가요?
A. 예. 상담 진행에 대한 동의와 그 축어록을 연구 자료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는 별개입니다. 상담 시작 시 받은 동의만으로 축어록을 연구에 사용하면 안 되며, 연구 목적을 명시한 별도 동의서를 받아야 합니다.
Q. 비밀보장 예외 조항에 구체적 기관명을 반드시 넣어야 하나요?
A. 기관명을 구체적으로 넣는 것이 권장되지만, 지역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전문기관에 연계할 수 있다”처럼 일반적으로 쓰고 실제 안내는 위기 상황 발생 시 연구자가 확인된 최신 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허용됩니다.
Q. 이미 진행 중인 상담 프로그램의 결과를 소급해서 연구 자료로 써도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안 됩니다. 상담 시작 시점에 연구 목적의 자료 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소급 동의를 구하거나 완전 익명화된 집계 자료로만 활용하는 등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도교수 및 소속 기관 생명윤리위원회와 반드시 사전 상의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심리상담 논문의 동의서와 비밀보장 조항은 형식적 서류가 아니라 참여자를 실제로 보호하는 절차입니다. 다섯 항목을 빠짐없이 담고, 비밀보장 예외와 위기 대응을 구체적 문장으로 쓰고, 이중관계와 미성년자 참여 여부를 별도로 점검하면 IRB 심의와 논문 심사 모두에서 흔들리지 않는 동의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의서 전체를 소리 내어 읽어보며 참여자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마무리 습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