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논문의 자료는 대개 두 가지 모양 중 하나다. 여러 기업이나 가구, 국가를 여러 해에 걸쳐 관측한 패널 자료, 아니면 한 변수를 오랜 기간 따라간 시계열 자료다. 어느 쪽이든 학위논문 단계에서 부딪히는 첫 질문은 「어느 프로그램으로 돌릴 것인가」이고, 국내 경제학과에서 그 답은 사실상 Stata, EViews, R 셋으로 좁혀진다. 이 글은 세 프로그램을 여섯 가지 기준으로 비교하고, 분석 유형별로 어느 도구가 표준인지, 논문 표는 어떻게 뽑는지, 비용과 학습 시간은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한다. 통계 프로그램 전반의 비교는 무료 통계 프로그램 비교에, 구조방정식 전용 프로그램은 구조방정식 프로그램 비교에 따로 있으므로, 이 글은 경제학의 패널·시계열 분석에 한정한다.
비교 기준 여섯 가지
도구 비교는 기준을 먼저 밝혀야 의미가 있다. 이 글은 다음 여섯 기준으로 각 프로그램을 5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 패널 분석 적합성 — 고정효과·확률효과, 동적 패널, 클러스터 표준오차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루는가.
- 시계열 분석 적합성 — 단위근·공적분 검정, ARIMA, VAR·VECM, GARCH를 얼마나 완결적으로 지원하는가.
- 학습 곡선 — 통계 프로그램을 처음 쓰는 대학원생이 한 학기 안에 논문 분석을 끝낼 수 있는가.
- 재현성 — 분석 과정을 스크립트로 남겨 심사 후 수정 요청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가.
- 논문 표 출력 — 회귀표를 학술지 형식으로 내보내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 비용과 국내 관행 — 학생이 실제로 쓸 수 있는 가격인가, 국내 경제학과와 학술지에서 익숙한가.
한눈에 보는 비교표
| 기준 | Stata | EViews | R |
|---|---|---|---|
| 패널 분석 적합성 | 5 | 3 | 4 |
| 시계열 분석 적합성 | 4 | 5 | 4 |
| 학습 곡선(쉬울수록 높음) | 4 | 5 | 2 |
| 재현성 | 4 | 2 | 5 |
| 논문 표 출력 | 5 | 3 | 4 |
| 비용과 국내 관행 | 3 | 3 | 4 |
| 합계(30점) | 25 | 21 | 23 |
| 추천 대상 | 패널 자료로 석·박사 논문을 쓰는 응용경제·노동·재무 전공 | 거시·금융 시계열 논문을 한 학기 안에 끝내야 하는 석사 | 재현성을 요구받는 박사과정,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는 학생 |
합계 점수는 「대학원생이 경제학 학위논문을 쓴다」는 전제의 종합이지 절대 순위가 아니다. 시계열 논문이라면 EViews의 시계열 항목이 합계보다 중요하고, 지도교수 연구실이 R로 돌아간다면 관행 항목이 모든 것을 앞선다.
Stata: 패널 분석의 사실상 표준
Stata는 패널 자료를 전제로 설계된 명령 체계를 갖고 있다. 자료를 개체와 시간으로 선언한 뒤 고정효과, 확률효과, 하우스만 검정, 클러스터 표준오차까지 한 줄씩의 명령으로 이어지며, 국내외 응용경제학 논문의 방법 절에 적힌 절차가 곧 Stata의 명령 순서인 경우가 많다. 동적 패널의 차분 GMM과 시스템 GMM, 고차원 고정효과 회귀, 이중차분 추정의 최신 추정량도 사용자 작성 패키지로 빠르게 제공되어 논문에서 쓰는 추정량을 거의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논문 표 출력은 Stata가 가장 강하다. 회귀 결과를 학술지 형식의 표로 내보내는 명령이 잘 다듬어져 있어 여러 모형을 열로 나란히 놓고 별표와 괄호 안 표준오차를 자동으로 붙인 표를 워드나 엑셀로 바로 옮길 수 있다. 분석 과정은 do 파일에 남기므로 재현성도 좋지만, 그래프와 사용자 패키지 관리가 R만큼 체계적이지는 않다.
약점은 비용이다. 상용 라이선스는 학생 할인 가격으로도 부담이 되며, 대학이 기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접근성이 크게 갈린다. 시계열 분석도 가능하지만 단위근·공적분·VAR 흐름은 EViews만큼 매끄럽지 않고, 결과를 그림으로 살펴보며 모형을 탐색하는 작업은 명령어 방식이 오히려 느리다.
EViews: 시계열을 화면에서 다루는 도구
EViews는 거시경제와 금융 시계열 분석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며, 국내 경제학과와 경제 연구기관에서 오래 쓰여 지도교수가 익숙한 경우가 많다. 워크파일에 자료를 넣으면 단위근 검정, 공적분 검정, ARIMA, VAR과 충격반응함수, 벡터오차수정모형, GARCH 계열이 메뉴에서 바로 실행되고, 결과 표와 그래프가 즉시 화면에 뜬다. 처음 통계 프로그램을 쓰는 석사과정이 한 학기 안에 시계열 논문을 끝내야 한다면 학습 곡선에서 EViews를 이길 도구는 없다.
대신 재현성이 가장 약하다. 메뉴 클릭으로 진행한 분석은 기록이 남지 않으므로, 심사 후 「표본 기간을 바꿔 다시 돌려 보라」는 요청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클릭해야 한다. 이를 피하려면 명령 창과 프로그램 파일을 써서 분석을 스크립트로 남겨야 하는데, 그 순간 EViews의 가장 큰 장점인 쉬운 학습 곡선이 사라진다. 패널 분석은 패널 워크파일로 가능하지만 동적 패널이나 최신 이중차분 추정량은 지원이 늦고, 논문 표는 화면의 표를 복사해 워드에서 손으로 다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학생용 무료 버전이 있으나 관측치 수와 저장 기능에 제한이 있어 학위논문 자료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R: 무료이고 재현 가능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다
R은 무료이며 패널과 시계열 양쪽에 성숙한 패키지가 있다. 패널 분석은 전통적인 패널 패키지와 고차원 고정효과를 빠르게 추정하는 최신 패키지가, 시계열은 자동 ARIMA, VAR, 단위근·공적분 검정, GARCH 패키지가 각각 자리를 잡았다. 분석 전체가 스크립트로 남고, 문서 생성 도구와 결합하면 자료 처리부터 표와 그림까지 한 파일에서 재현되므로 박사과정과 학술지 투고에서 요구하는 재현성 기준을 가장 쉽게 맞춘다. 회귀표 출력 패키지도 잘 갖춰져 있어 워드 표로의 변환도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학습 곡선이다.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학생이 자료 정리, 패널 선언, 추정, 표 출력까지를 R로 처음 익히는 데는 Stata의 두세 배 시간이 든다. 같은 분석에 대해 패키지가 여럿이고 결과 표기가 조금씩 달라 어느 것을 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하며, 오류 메시지를 읽고 고치는 능력이 곧 분석 속도가 된다. 지도교수와 연구실이 R을 쓰지 않는다면 막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현실적 비용도 크다.

같은 분석을 세 도구에서 돌리면 어떻게 다른가
기업 패널 자료로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 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고정효과 모형으로 추정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Stata에서는 자료를 불러온 뒤 개체 변수와 연도 변수를 패널로 선언하고, 고정효과 회귀를 한 줄로 실행하며, 같은 모형을 확률효과로 한 번 더 돌려 하우스만 검정으로 둘을 비교하고, 기업 단위로 묶은 클러스터 표준오차를 옵션 하나로 붙인다. 네 줄의 명령이 do 파일에 남고, 다섯 번째 줄에서 세 모형을 하나의 학술지 형식 표로 내보낸다. 처음 쓰는 학생도 이 흐름을 하루면 익힌다.
EViews에서는 같은 자료를 패널 워크파일로 만들고 방정식 추정 창에서 고정효과 옵션을 선택해 실행한다. 결과는 즉시 표로 뜨고 잔차 그래프도 클릭 한 번으로 볼 수 있어 탐색은 빠르지만, 하우스만 검정과 클러스터 표준오차는 메뉴 위치를 알아야 하고, 세 모형을 한 표로 묶는 작업은 결과 창을 각각 복사해 워드에서 손으로 합쳐야 한다. 심사 후 표본 기간을 바꾸면 이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한다.
R에서는 패널 회귀 패키지를 불러오고 자료를 패널 구조로 지정한 뒤 고정효과와 확률효과 모형을 각각 객체로 저장하고 하우스만 검정 함수에 두 객체를 넣는다. 클러스터 표준오차는 별도 패키지의 함수로 계산해 표 출력 패키지에 넘긴다. 전 과정이 스크립트로 남고 표와 그림이 한 문서에서 생성되지만, 패키지마다 문법이 조금씩 달라 오류를 스스로 고쳐야 하며, 첫 논문에서 이 흐름을 익히는 데 Stata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든다. 세 도구가 내는 계수와 표준오차는 같은 추정량이라면 소수점 아래 자릿수까지 일치하므로, 결과의 차이가 아니라 과정의 비용이 선택 기준이 된다.
분석 유형별 추천
- 고정효과·확률효과 패널 회귀 — Stata. R도 충분하지만 명령의 단순함과 표 출력에서 Stata가 앞선다.
- 동적 패널(차분·시스템 GMM) — Stata. 표준으로 인용되는 추정 명령이 있고 진단 통계가 함께 나온다.
- 이중차분·사건연구 — Stata 또는 R. 시차 처리 효과를 다루는 최신 추정량은 두 도구 모두에 패키지가 있으며, 시각화는 R이 편하다.
- 단위근·공적분·VAR·VECM — EViews. 검정 결과와 충격반응함수, 분산분해가 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재현성이 필요하면 R로 같은 절차를 스크립트화한다.
- ARIMA 예측 — EViews 또는 R. 자동 모형 선택은 R이, 탐색적 모형 비교는 EViews가 편하다.
- GARCH 계열 변동성 모형 — EViews. 금융 시계열 논문의 관행이며, R의 전용 패키지도 대안이 된다.
- 다층 자료(학생·학교, 근로자·기업) — 패널 고정효과가 아니라 다층모형이 맞는 경우가 있다. 구분은 다층모형 가이드를 참고한다.
논문 표를 만드는 방식의 차이
세 도구의 실제 작업 시간 차이는 추정보다 표 만들기에서 벌어진다. Stata는 여러 모형을 한 표로 묶어 학술지 형식으로 내보내는 것이 한 줄이고, R은 회귀표 패키지로 같은 일을 하되 열 이름과 통계량 표기를 스스로 지정해야 한다. EViews는 결과 창의 표를 복사해 워드에서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모형이 다섯 개를 넘으면 손으로 다듬는 시간이 급격히 늘고 수정 요청이 올 때마다 반복된다. 어느 도구를 쓰든 표의 통계량 표기는 학과 양식과 APA 통계 결과 표기법을 따르며, 표준오차와 t값 중 어느 것을 괄호 안에 넣는지, 별표의 유의수준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를 표 아래 주석에 밝힌다.
비용, 라이선스, 학생 접근성
R은 무료이고 통합개발환경도 무료다. Stata는 상용이며 학생용 라이선스는 사양별로 가격이 다르고 기간제와 영구 라이선스가 있어, 소속 대학이 기관 라이선스를 보유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EViews도 상용이며 학생용 무료 버전은 관측치와 저장에 제한이 있어 실제 논문 자료에는 정식 학생 라이선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세 도구 모두 대학 전산실이나 학과 실습실에 설치된 경우가 흔하므로, 구매 전에 학과 조교에게 설치 현황을 묻는 것이 빠르다. 비용 때문에 도구를 바꾸는 것은 마지막 선택지이며, 그보다는 지도교수의 관행과 자료 구조가 우선한다.
국내 경제학 논문의 관행과 자료 출처
국내 경제학과의 패널 자료 논문은 노동패널, 복지패널, 재정패널, 사업체패널 같은 국가 패널 원자료를 쓰는 경우가 많고, 이 자료들은 Stata 형식 파일로도 배포되어 Stata에서 바로 열린다. 기업 재무 패널은 상장기업 재무 데이터베이스에서 내려받아 정리하며, 거시 시계열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국가통계포털에서 받는다. 국가 패널의 원자료 신청과 차수 병합 절차는 사회복지학 논문 작성법의 패널 자료 부분과 공공 마이크로데이터 2차 분석 가이드에 정리되어 있다.
학술지 심사에서 도구 자체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방법 절에 추정량과 표준오차 처리, 검정 절차를 정확히 적었는가이며, 그 서술은 어느 도구를 썼든 같아야 한다. 다만 지도교수가 특정 도구의 결과 화면을 보며 지도하는 데 익숙하다면 그 도구를 따르는 편이 논문 진행이 빠르다. 도구를 바꾸고 싶다면 석사 첫 학기, 늦어도 연구계획서 발표 전에 정한다.
도구를 고르는 세 가지 질문
- 자료가 패널인가, 시계열인가? 패널이면 Stata 쪽으로, 순수 시계열이면 EViews 쪽으로 기운다.
- 지도교수와 연구실은 무엇을 쓰는가? 연구실 관행이 있다면 그것이 첫 번째 답이다. 막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있는 도구가 가장 빠른 도구다.
- 재현성을 요구받는가? 박사논문이나 학술지 투고를 염두에 둔다면 스크립트가 남는 Stata 또는 R을 택하고, EViews를 쓰더라도 프로그램 파일로 절차를 남긴다.
세 도구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실수
- 패널 선언 없이 합동 OLS로 추정한 뒤 고정효과 결과라고 쓰는 경우. 개체·시간 선언과 추정량 명칭을 방법 절에 적는다.
- 클러스터 표준오차를 쓰고도 클러스터 단위를 밝히지 않는 경우.
- 단위근 검정 없이 수준 변수로 시계열 회귀를 돌리는 경우. 검정 결과를 표로 먼저 제시한다.
- 결과 화면의 소수점 여섯 자리를 그대로 표에 옮기는 경우. 학과 양식에 맞는 자릿수로 줄인다.
- 분석 파일을 남기지 않아 심사 수정 때 결과를 재현하지 못하는 경우. do 파일, 프로그램 파일, R 스크립트 중 하나는 반드시 남긴다.
추정이 끝난 뒤의 병목은 결과 절 서술이다. 표는 있는데 문장이 안 나올 때는 Tesify의 학위논문 작성 도구에 회귀표의 계수와 유의수준, 모형 설명을 입력해 결과 절 초안을 받아 본 뒤, 수치와 해석 방향은 출력 결과와 한 줄씩 대조해 확정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쓰인다. 결과 절과 고찰 절을 쓰면서 선행연구 문장이 그대로 섞여 들어가지 않았는지는 제출 전에 표절 검사기로 한 번 확인한다.
자주 묻는 질문
경제학 석사논문에 R을 써도 심사에서 불리하지 않나요?
불리하지 않습니다. 심사는 추정량과 검정 절차의 서술을 보며 도구는 문제 삼지 않습니다. 다만 지도교수가 R에 익숙하지 않으면 지도 과정에서 결과를 함께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상의합니다.
패널 자료 논문인데 EViews로 해도 되나요?
고정효과·확률효과 수준의 정적 패널은 가능합니다. 동적 패널 GMM이나 최신 이중차분 추정량이 필요하면 Stata나 R로 옮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Stata와 R을 함께 써도 되나요?
됩니다. 추정은 Stata로 하고 그림은 R로 그리는 식의 병행은 흔하며, 방법 절에 「추정에는 Stata를, 시각화에는 R을 사용하였다」처럼 도구와 버전을 함께 적습니다.
프로그램 버전을 논문에 적어야 하나요?
적습니다. 방법 절 또는 각주에 프로그램 이름과 버전, 사용자 작성 패키지를 썼다면 패키지 이름과 버전까지 적는 것이 재현성 기준입니다.
정리
패널이면 Stata, 시계열이면 EViews, 재현성과 비용이 우선이면 R이 기본값이고, 그 위에 지도교수 연구실의 관행이 최종 결정권을 가진다. 오늘 할 일은 자기 자료가 패널인지 시계열인지 적고, 연구실에서 쓰는 도구를 확인한 뒤, 해당 도구의 학생 라이선스나 학과 설치 현황을 알아보는 것이다. 도구를 정하면 분석 스크립트 파일을 첫날부터 만들어 두는 것이 심사 수정 단계에서 가장 큰 시간을 아낀다.
